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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및 답사/지역 명소와 명풍 그리고 이야기 만들기

[마을이야기 #1] 충북 단양 한드미 마을 : 7건달과 8과부가 도망친 오싹 달콤한 한드미 마을의 비밀

by 귀농귀촌지원소장 2026.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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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의 열기를 삼킨 한드미마을의 비밀(이미지 출처 : 나노 바나나 생성)


"아니, 대체 이 마을 사람들은 한여름에 왜 다들 롱패딩을 챙겨 입고 다니는 거야?"

말복의 푹푹 찌는 더위에 지쳐 단양의 깊은 골짜기, 여의곡2리 한드미마을 초입에 도착한 순간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분명 아스팔트는 녹아내릴 듯 이글거리고 있는데, 마을 어르신들은 정자숲 그늘에 모여 뜨거운 부채질 대신 시린 손을 호호 불고 계셨던 겁니다.

알고 보니 이 마을, 이름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옛부터 ‘7건달 8과부가 놀고 먹는 마을’이라고 불렸대요. 땅이 워낙 기름지고 소백산 자락이 온갖 먹거리를 떠먹여 주니, 일할 필요도 없이 배를 두드리며 놀고먹어도 쌀독이 넘쳐났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죠. 그런데 이 한량들이 평화롭게 낮잠만 잘 줄 알았나요? 절대 아닙니다. 이들이 숨겨둔 진짜 특기를 아는 순간, 한여름의 더위는 오싹한 반전으로 뒤통수를 때립니다.

첫 번째 오싹함은 마을 공동 빨래터에서 시작됩니다. "에이, 빨래터가 시원해봐야 얼마나 시원하겠어?" 하고 무심코 발을 담그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듭니다. 소백산에서 뼛속까지 다이렉트로 꽂히는 이 계곡물은 한여름 폭염 속에서도 신기하게 딱 20도를 넘지 않거든요.

계곡의 오싹한 손맛(이미지 출처 : 나노 바나나 생성)

여기서 건달들의 첫 번째 특기가 나옵니다. 이 차가운 물속에서 싸리나무로 슥삭 만든 낚싯대에 지렁이 한 마리 꿰어 던져놓는 겁니다. "툭, 투둑-" 손끝으로 전해지는 짜릿한 진동! 바위 사이를 메밀묵처럼 유영하던 꺽지와 메기, 그리고 청정구역의 아이콘 산천어가 홀린 듯 딸려 올라옵니다. 손맛에 놀라고, 물의 시리함에 두 번 놀라지요.

마늘밭의 이색적인 미식(이미지 출처 : 나노 바나나 생성)

하지만 진짜 미스터리는 마을 안쪽 밭으로 향할 때 시작됩니다. 석회암 지대의 황토밭에서 자라난 ‘단양마늘’을 보세요. 이 녀석들, 성격이 보통 독한 게 아닙니다. 아주 단단하고 저장성이 뛰어나서 세상 웬만한 더위에도 무너지지 않는데, 신기한 건 아주 작은 마늘을 심어도 갈라지지 않고 옹골찬 ‘통마늘’로 자라난다는 겁니다. 알싸한 마늘 향이 코끝을 찌를 때쯤, 건달들이 툭 던지듯 말합니다.

"이 마늘로 만든 요리 맛을 보면, 여름 피서는 끝난 거야."

입안이 얼얼해질 쯤, 과부들이 숨겨둔 진짜 보물이 등장합니다. 9월 수확을 앞두고 다섯 가지 오묘한 맛을 뿜어내는 오미자의 붉은 유혹에 정신을 빼앗기고 나면, 남태평양 무인도에나 있어야 할 ‘포포열매’가 이 골짜기에서 왜 자라고 있는지 당황하게 됩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바나나와 파인애플, 그리고 망고의 맛이 폭탄처럼 터지며 미각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거든요.

그리고 이 모든 미식의 방점은 ‘곰’도 눈이 멀어 찾아왔다는 원앙부부의 꿀이 찍어줍니다. 세상 달콤함의 끝판왕을 맛보고 나면, 온몸의 긴장이 탁 풀리면서 정자숲 그늘 아래로 빨려 들어가게 되죠.

자, 이제 이 이야기의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오싹한 클라이맥스입니다.

한드미마을 얼음굴(이미지 출처 : 나노 바나나 생성)

배도 부르고 나른해질 무렵, 마을 주민들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이끕니다. "자, 이제 진짜 여름을 얼려버리러 가볼까?"

그들이 데려간 곳은 바로 ‘한드미마을 얼음굴’. 굴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밖의 뜨거운 공기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기운이 훅 끼쳐옵니다. 굴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이곳이 정말 한여름의 대한민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뼛속까지 시린 한기가 온몸을 감싸 안습니다. 찌는 듯한 말복의 열기가 단 1초 만에 흔적도 없이 얼어붙어 버리는 순간입니다.

7건달이 낚시로 세월을 낚고, 8과부가 달콤한 열매로 입맛을 홀리는 곳. 소백산의 서늘한 계곡물과 한여름에도 한겨울을 품고 있는 얼음굴까지 숨겨둔 여의곡2리 한드미마을.

올해 말복, 더위에 지쳐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면 당장 이 오싹하고도 기묘한 마을로 도망쳐 보시는 건 어떨까요? 진심으로, 롱패딩 생각이 간절해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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